김춘산
시주도詩酒圖(이경윤의 산수인물화) (출처 : 敬菴全集)
청주곽씨의 시조인 상(祥)이 동방의 석학(碩學) 문창후(文昌侯) 최치원(崔致遠)과 교분(交分)을 나누고 문장에 능하셨다고 하더니 과연 천년이 지난 후손에게서도 그 시풍이 이어지는가 보다.
다음은 곽한소 선생님의 자연을 노래한 시다.
知時慰滿足三農 때를 알고 위안이 넉넉하니 농사일이 만족스럽고
油養穀苗粒食供 정성들여 싹을 기르고 곡식은 식량을 삼네
連天玉索飜盆動 번갯불이 하늘을 잇고 동이를 쏟은 듯이 움직여서
注地銀鈴潤物濃 은방울을 땅에 부어 만물을 윤택하게 하는데
成夢楚峽仙入枕 초나라의 신선이 자리에 들어 꿈을 이루고
聰水夏疇老倚筇 지팡이 짚은 노인이 여름 들에서 물소리 듣네
霽後歛功還寂若 공을 이루고 비 개이니 도리어 적막하며
仰欽乾道我思恭 나는 공손하게 하늘의 도리를 공경하네.
「영물 팔수(詠物 八首) 자연을 노래하다」
영물 팔수((詠物 八首)는 고전(古典)속에 하나의 신화(神話)로 자리잡은 ¹⁾무산지몽(巫山之夢)을 작품 공간에 배치시킴으로써 초월자이자 동시에 현실적인 긴장을 유지하고 있다. 전고(典故)를 인용하여 “선계에 대한 세계관”을 보여주고 있다. 작자의 시는 신선을 인간적인 모습으로 변용시키는 상상력에서 시작(詩作)은 출발하고 있다. [논문 中 발췌]
註1) 巫山之夢은 文選(문선)에 수록된 高唐賦(고당부)에서 비롯된 말이다. 전국시대 楚(초)의 襄王(양왕)이 宋玉(송옥)과 함께 雲夢(운몽)이라는 곳에서 놀다가 高唐館(고당관)이라는 곳에 이르렀다. 왕은 때마침 기이한 형상의 구름이 피어오르는 모습을 보고 송옥에게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송옥은 다음과 같은 사연을 들려주었다.
<선대의 어떤 왕이 고당관에서 宴會(연회)를 열고 즐기다가 잠시 낮잠을 자게 되었는데, 꿈속에 아름다운 여인이 나타나 자신을 巫山(무산)에 사는 여인이라고 소개하며 왕의 잠자리를 받들고자 왔다고 하였다. 왕은 그녀의 아름다움에 魅惑(매혹)되어 雲雨(운우)의 情(정)을 나누었다. 헤어질 무렵이 되자 그녀는 ‘아침에는 구름이 되고 저녁에는 비가 되어 양대 아래에 머물면서 朝夕(조석)으로 그대만을 그리워하겠노라.’는 말을 남기고 자취를 감추었다. 다음날 아침 왕이 巫山 쪽을 바라보니 꿈속에서 만난 여인의 말대로 산봉우리에 아름다운 구름이 걸려 있었다. 왕은 그곳에 朝雲廟(조운묘)라는 사당을 세웠다.>
- 청주곽씨세거공원 中
김춘산 (c4456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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