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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지사 경암 곽한소 선생의 자취를 찾아서 18 - 경암(敬菴) 곽한소(郭漢紹)
  • 기사등록 2022-10-28 14:58:46
  • 기사수정 2026-05-23 19:3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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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 초상 (출처 : 敬菴全集)    전라도 구례에서 칩거하던 선비 매천(梅泉) 황현(黃玹)은 나라가 망하던 그 해 9월에 소주에 독약을 타 마시고 자결했다. 그는 자제들에게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한다.

 

吾無可死之義 但國家養士五百年 國亡之日 無一人死難者 寧不痛哉? 

吾上不負皇天秉彝之懿, 下不負平日所讀之書. 冥然長寢, 良覺痛快. 汝曹勿過悲

 

   “나는 죽어야 할 의리는 없다. 다만 국가에서 선비를 길러온 지 500년이 되었는데, 나라가 망한 날을 맞아 한 사람도 국난(國難)에 죽지 않는다면 어찌 통탄스런 일이 아니겠느냐? 내가 위로는 하늘로부터 타고난 양심을 저버리지 않고, 아래로는 평소에 읽은 글을 저버리지 않고 영원히 잠든다면 참으로 통쾌할 것이니, 너희들은 너무 슬퍼하지 말거라.”

 

   또 4수의 칠언절구 절명시를 남겼는데 시간을 뛰어넘어 인간적 고뇌가 전해지는 한 부분이 있다.

 

鳥獸哀鳴海嶽嚬     새 짐승도 슬피 울고 산과 바다도 찌푸리네.

槿花世界已沈淪     무궁화 삼천리는 이미 물속에 잠겼구나.

秋燈掩卷懷千古     가을 밤 등불아래 책을 덮고서 옛일 곰곰이 생각해 보니,

難作人間識字人     인간 세상에서 지식인 노릇하기가 참으로 어렵구나.

 

  그 무렵 곽한소 선생님은 온양의 족형 곽한일과 밤을 지새면서 망국의 울분을 공유하고 있었는데 황현의 순국 소식을 듣고 다음과 같은 만사(輓詞)를 지어 순국의 대의를 기렸다.

 

博識文章振世鳴     박식과 문장은 온 세상을 울렸고

志高行潔播芳名     고결한 지행은 아름다운 이름 알렸네

升庠退隱非忘世     물러나 숨었다고 세상 잊은 게 아니었구나

與國偕亡大義明     나라와 함께 죽으니 큰 의리가 밝도다

 


김춘산 (c4456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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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6-05-23 19:3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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