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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여지도( 大東輿地圖 ) 中 녹둔도(鹿屯島) - 국토정보지리원

 

                                           망각의 시작

 

“모래가 쌓여 러시아 땅에 연접했으나 본래 우리 땅이었으며 섬 주민 또한 모두 우리 백성으로 중국이나 러시아 사람은 한 사람도 없습니다" 

 

1883년 10월 녹둔도(鹿屯島)를 순시하고 돌아온 서북경략사 어윤중은 고종에게 보고했다. 임금은 눈을 질끈 감았고 설마 하던 조정은 탄식했다. 버린 자식이라도 이렇게 무관심하지는 않았으리라. 하물며 거기는 다 우리 자식들뿐이었다. 시장통에서 잃어버린 것도 아닌 그저 오고가는 타국의 발길만 무력하게 쳐다보는 사이 척박한 땅에서 먹고 살려고 강을 넘나들며 쟁기질하던 백성들은 남의 나라의 빗장에 막혀버린 것이다. 

 

 때는 1860년, 아편전쟁의 패배로 궁지에 몰릴대로 몰린 청은 연합국을 상대로 한 중재의 댓가로 러시아에 연해주 지방 일대를 내주면서 조선의 경계지역인 두만강변에 있는 작은 섬을 조선 정부에 한마디 언질도 없이 함께 넘겨버린 것이다. 20년이 넘도록 청국은 시치미뗐고, 조선은 몰랐다. 때늦은 조치지만 고종은 김광훈, 신선욱을 보내 녹둔도의 주변지도를 작성하라 명했다. 1889년에는 직접 청나라 측에 항의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만시지탄(晩時之歎). 늦어도 너무 늦었고, 청국도 조선도 흘러가는 물줄기를 거스를 위치에 있지 않았다.



                                    사슴이 사는 섬

 

  녹둔도(鹿屯島)가 우리 고유 영토로 처음 기록된 것은  <세종실록지리지>이다. “사슴”을 뜻하는 여진말의 음을 따서 사차마(沙次亇) 또는 사차(沙次)·사혈(沙泬)·사혈마(沙泬麻, 沙泬磨) 등으로 불렀는데 세종 때의 육진개척 이후로 북변의 지명을 점차 새로 지으면서 세조 원년인 1455년 8월에 비로소 녹둔도(鹿屯島) 또는 녹도(鹿島)라는 이름으로 표기하고 있다. 이후 만들어진 대부분의 향토지와 고지도들은 녹둔도를 명기하고 있다. 청(淸)나라와 일제가 만든 지도와 기록도 마찬가지다.

 

  조선시대에 녹둔도는 행정적으로 함경도 경흥부의 소속이었다(현재 함경북도 선봉군 조산리). 녹둔도의 위치에 대해서는「世宗實錄地理志」외에 여러 고문헌에 서술되어 있다. 「東國輿地勝覽」의 경흥도호부 關防條에는‘부(府-慶興)에서 남쪽으로 56리에 있고 토축(土築)이 있는데 둘레가 1,246척 높이가 6척이며 두만강 입해처(入海處)에 있고 조산포에서 20리 거리에 있다’고 하였다.또 고종시대에 편찬된 것으로 추정되는「慶興都護府邑誌」에는‘府에서 동쪽으로 70리, 두만강 입해처에 있고 조산포에서는 30리에 있으며 토성(土城)이 있다’로, 또 다른「慶興府邑誌」에는‘府에서 남쪽으로 56리, 두만강 입해처에 있으며 조산포에서는 30리에 있고 옛날에는 토성이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俄國輿地圖」‘鹿屯島圖’면에 附記된 녹둔도의 위치는 서수라까지 30리, 조산까지는 15리로 기술되고 있다.

 

   또, 조선조에 제작된 김정호의「大東輿地圖」등 여러 고지도에서는 녹둔도를 두만강 하류에 위치한 하천도서라기 보다는 해도(海島)처럼 그려 놓고 있다. 지방도 수준의 고지도에서는 녹둔도가 두만강 하구에 형성된 삼각주 같은 하천퇴적지형이나 하중도로 묘사되고 있다. 그러나 19세기 중반이후 그려진 고지도에서 녹둔도는 육지부에 속하게 그려져 있다. 즉, 조선 초기에 제작된 목판본 지도에서는 모두 동해상에서 고립된 섬으로 그려졌으며, 조선 후기로 들어오면서 두만강과 동해의 경계부로 녹둔도의 위치가 변화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다. 

 

  이처럼 위치가 다양하게 서술되는 것은 당시 실측을 통한 위치의 객관화가 쉽지 않았을 뿐 아니라 만들어진 지도들을 현장 확인이나 검토 없이 옮겨 편집한 결과이기도 하고 또 하나의 이유는 유로변경에 의해 녹둔도 일대의 지형이 변화하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김춘산 (c4456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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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10-24 15:21:03
  • 수정 2022-11-01 10:2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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