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산
경암공 곽한소 선생님의 영세불망비 (출처 : 敬菴全集)
거목인 스승님의 그림자 뒤에서 헌신적인 섬김이 곽한소 선생님의 삶의 전반(前半)을 차지한다면 스승님의 순국과 경술국치를 겪은 이후 선생님의 삶은 일제강점기 암흑 속에서의 가난과 병고 속 고단한 삶 자체였다. 도학자로서 배양한 학문과 사상을 구현할 수 없었던 현실에서 선생님은 은둔한 채 독서와 저술, 문인 양성, 그리고 가문의 자존을 지키기 위한 청주곽씨 문중사업에 골몰하셨다.
선생님의 저술중 상당량이 문중 선조들의 생애와 업적을 정리한 것들이지만 또한 많은 시(詩)들을 남기셨는데, 이들 시(詩)에는 선생님의 삶의 정신이 담겨있고 나라를 걱정하는 시의(詩意)가 들어있어 한편한편 읽을 때마다 또 다른 시세계(詩世界)가 현발(現發)하니 과연 당대의 대시인(大詩人)이며 큰 선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우국지사(優國之士)이신 스승 면암님의 가르침과 자학(自學)으로 백가(百家)에 널리 섭렵해 귀취(歸趣)를 알고 그것을 사용해 문장을 공장(工場)하고 시를 만들어 담금질을 거듭하니 그 폭이 넓고 깊이가 깊어 선생만의 일가(一家)를 이룩하기에 이르렀다. 선생님의 빈틈없는 성격은 백여책(百餘冊)의 문집을 남겼다.
다음 시에서 공의 기풍을 읽을 수 있어 옮겨본다.
直幹凌想秉節堅 곧은 줄기에 내린 서리에 절개 굳으니
幽人愛此種階邊 속세 떠난 사람이 이를 사랑해 계단 가에 시었다오.
淸風克掃塵埃氣 불어오는 맑은 바람 티끌기운 몰아가고
拔萃誠如衆庶賢 온 정성이 마치 군중 속의 어진 이와 같도다.
- 청주곽씨대종회 100년사 562쪽 中
김춘산 (c4456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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